인기 예능 TV 프로그램인 에서 성시경은 ‘성셰프’ 또는 ‘성장금’으로 불린다. 멤버 중에서 가장 요리 실력이 뛰어나서다. 그는 묵묵히 혼자 요리를 할 때도 있지만, 가끔 멤버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한다. 주로 한두 사람이 그를 돕는다.


만약 1박 2일 멤버들이 팀을 나눠 ‘누가 더 빨리 요리를 완성하느냐’와 같은 대결을 펼친다면, 과연 몇 명이 한 팀을 이루는 것이 유리할까.

언뜻 생각하면 당연히 팀원이 많을수록 유리할 것 같지만, 수학적으로 따져 보면 그렇지 않다. 식사를 준비할 때도 어떤 일을 우선 순위로 해서 일정을 짜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만약 저녁 메뉴로 ‘야채 스프’가 결정됐다면, 몇 명이 모여서 어떤 일부터 시작해야 할까.
야채 스프를 끓이기 위해 꼭 해야 할 10가지 일은 다음과 같다.

① 불 피우기(8분) ② 야채 씻기(2분) ③ 야채 썰기(3분) ④ 야채 익히기(7분)
⑤ 간단한 소스 만들기(7분) ⑥ 식사 장소 찾기(3분) ⑦ 식기 꺼내기(2분)
⑧ 천막 또는 텐트 치기(8분) ⑨ 상차리기(8분) ⑩ 야채 스프 푹 익히기(18분)

어차피 불은 하나이기 때문에, ‘불이 필요한 일’과 ‘그렇지 않은 일’로 나눠 계획을 세우는 것이 현명하다. 이때 두 명으로 구성된 첫 번째 팀과, 세 명으로 구성된 두 번째 팀이 있다고 가정하자. 그들이 각각 제출한 일정 계획표는 다음과 같다.


놀랍게도 세 명으로 구성된 팀이 5분이나 더 걸린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먼저 세 명이 조를 이루고 있는 두 번째 팀부터 살펴보자. C가 가장 먼저 불을 피운다. 그동안 A는 함께 식사할 장소를 찾고, B는 야채를 씻는다. 이때 C는 8분이나 걸리지만, A와 B는 이보다 훨씬 빨리 끝난다. 시간이 흘러 A와 B가 두 가지 일을 끝낼 무렵에도 불은 아직 멀었다. 불이 아직 덜 피워졌으므로, 야채 익히기와 야채 스프 푹 익히기는 할 수 없다. 계획표대로 순서대로 여덟 가지 일을 마치면, 남은 일은 여전히 야채 익히기와 야채 스프 푹 익히기다. 이 두 가지 일은 모두 불이 필요한 일이므로 동시에 진행할 수 없다. 하는 수 없이 두 번째 팀은 중간에 5분이나 허비하게 된다. 결국 38분이나 걸려야 야채 스프를 완성할 수 있다.

그렇다면 두 명이 구성된 팀은 어떨까? 이 팀은 불을 사용하는 일을 중심으로 계획표를 작성했다. 그랬더니 둘이서 준비했는데도 33분 만에 야채 스프를 완성할 수 있게 됐다. 팀원은 두 명이지만, 일정이 낭비하는 시간 없이 잘 짜여졌기 때문에 최소 시간으로 야채 스프를 완성할 수 있었다.

이처럼 어떤 일을 우선순위로 놓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결과를 갖게 되는데, 수학자들은 이 문제를 레크리에이션 수학으로 분류하고 ‘잡 스케줄링 문제’라고 부른다. 이 문제는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경우의 수가 존재하지만, 가장 최소의 인원으로 최소의 시간을 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잡 스케줄링 문제는 스마트 기기에서 어플리케이션을 실행할 때, 메모리 사용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일에도 응용된다.

이외에도 5월호에서는 도시락을 쌀 때 가장 효율적으로 포장하는 방법을 다룬 포장문제와, 돗자리로 프랙탈을 만드는 방법, 나무들의 게임이론 등 소풍을 즐기는 수학적인 방법을 풍성하게 담았다.

염지현 기자 ginn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