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분야는 다른 어떤 분야보다 연구개발(R&D)로 승부를 걸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전문 인력 양성입니다.”

이상기 순천향대 의료생명공학과·의약공학과 교수(62·사진)는 오랜 연구소 생활과 바이오기업 창업 경험을 들며 인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원장을 역임한 그는 2009년에 순천향대 교수로 자리를 옮겨, 순천향대 산학협력 선도대학(SCH LINC) 센터장을 맡아 산학연 협력과 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바이오 인재 양성, 산학연 모두의 몫

“국내 바이오 관련 학과에서 해마다 수많은 인력을 배출하지만 갈 곳이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바이오 기업에서는 사람이 없다고 난리입니다. 대학이 현장에 바로 활용할 인력을 양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입니다.”

이 교수는 바이오 시장의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는 교수들이 현장 경험 없이 이론만 가르친 것이 문제의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보니 학생들도 자신이 배우는 학문이 산업 현장에서 어떻게 쓰이는 지 깨닫지 못해 학습 동기를 부여받지 한 탓에 학습 동기를 부여받지 못하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상과도 멀어졌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그는 매주 기업 CEO와 연구소 임원들을 대학에 초청해 특강을 열고 있다. 학생들에게는 국내 최대의 바이오행사인 ‘바이오코리아’에 참석시키고 제약 기업을 방문하게 했다. 그 결과 학생들이 현장에 눈을 뜨고 기업도 준비된 인력을 받게 되는 ‘윈-윈’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또 기업이 연구소에서 훈련받은 사람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안 뒤로는 생명연과 협력해서 대학원 과정을 신설했다. 생명연에 가서 직접 훈련을 받은 뒤 학교로 와서 논문을 쓰고 학위를 받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수많은 정책들이 바이오 분야의 인재 양성을 강조했지만 제대로 된 실천방안은 내놓지 못했습니다. 저희 대학이 산학연 협력을 통해 바이오 분야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모델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창조경제의 새 힘은 IT? 아니 바이오산업!

그는 박근혜 정부에서 강조하는 ‘창조경제’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바이오산업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보통신기술(ICT)은 이미 성숙 단계로 들어섰기 때문에 민간에 맡겨도 됩니다. 이제는 정부가 나서 바이오산업에 집중해야 합니다.”

이 교수는 지금까지 발표된 창조경제 전략에서 바이오 분야가 그다지 드러나지 않았지만, 바이오기술(BT)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전략이 많다는 점에서 바이오 분야의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정부는 국민행복과 삶의 질 향상을 외치고 있는데 이들은 바이오기술(BT)과 직결됩니다. 과거 IT 분야에 투자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BT 분야에 집중적이고 전략적으로 투자한다면 창조경제를 이끄는 새 힘이 될 것입니다.”

●임상 의사들도 바이오 연구에 적극 끌어들여야

이 교수는 BT에 다양한 분야가 있지만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건강수명에 대한 관심이 높은 요즘, 의생명(바이오메디컬) 분야의 중요성을 가장 내세웠다. 이를 위해서는 의대와 의사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의대로 가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있지만, 이러한 움직임을 어떻게 조정하느냐에 따라 긍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방안이 바로 의사들이 기초 연구에 관심을 가지게 하는 것입니다.”

그는 미국이 바이오강국이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을 NIH 연구인력의 80%가 임상의 출신이라는 사실에서 찾았다. 우리나라에서는 바이오기업 연구소나 생명연에서 임상의 출신을 찾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과거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연구소에 몸담은 과학자에게 군 면제 권한을 준 것처럼, 기초연구를 하는 임상의에게 군 복무 대체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임상의들이 의료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바이오 분야의 기초연구에 참여한다면 우리나라의 의생명 연구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입니다.”


이상기 교수의 ‘이것만은 꼭!’

△바이오 인재 양성을 위해 산학연 함께 나서야
△창조경제의 새 힘은 바이오산업
△의사들이 의생명 연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 개발


이상기 교수는

1975년 서울대 미생물학과 학사
1977년 KAIST 생물공학과 석사
1980년 KAIST 생물공학과 박사

1980년~1982년 호주 뉴사우스웰즈대학 생물공학과 연구원
1982년~1987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유전공학센터 선임연구원
1987년~1988년 미국 국립보건연구소(NIH) 초빙연구원
1988년~1993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유전공학연구소 책임연구원
1993년~1999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생명공학연구소 책임연구원
1997년~2004년 한국생명공학연구원(舊 생명공학연구소) 책임연구원
2004년~2005년 한국산업기술평가원 신성장기술본부장
2005년~2008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원장
2009년~현재 순천향대 의료생명공학과 교수
2009년~현재 순천향대 SCH 의약바이오인재양성센터 센터장
2010년~2011년 순천향대 의료과학대 학장
2011년~현재 한국미생물생명공학회 회장
2011년~현재 세계미생물학회연합 집행위원회 이사

※ 이 기획기사 시리즈는 교육과학기술부 및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와 공동으로 기획했습니다.
※ 이 기획기사 시리즈는 대한민국 생명공학정책 수립을 위한 연구 자료로 활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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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웅 기자 ilju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