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7일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 쿠루 발사장에서는 아제르바이잔 첫 번째 위성과 스페인 통신위성이 유럽우주국(ESA)의 ‘아리안5’ 로켓에 실려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아리안5 로켓의 68번째 임무 완수다. 1996년 처음 발사된 아리안5는 2003년 이후 54차례 발사에서는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다.

일찍이 유럽연합(EU)은 미국과 러시아의 독주를 막고 독자적 우주개발을 한다는 목표로 유럽 각국의 우주개발 계획을 단일화하며 ESA를 설립했다. 프랑스 주도로 독일과 이탈리아 등 총 20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ESA는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유럽, 공동개발로 비용 절감
지난해 ESA는 2016년까지 20억 유로(약 3조 원)를 투자해 아리안5 로켓 개량형인 ‘아리안5ME’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아리안5ME는 지구 정지궤도에 11.2t의 탑재체를 올려놓을 수 있는 발사체로, 대형 위성 2개를 동시에 발사할 수 있고 달이나 화성 탐사를 위한 우주선도 실을 수 있다. 아리안5ME는 아리안5의 2단에 독일 신형 엔진을 넣어 추력을 약 3배 높였고, 재점화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당초 프랑스는 2021년까지 아리안6을 새로 개발하자고 제안했지만 개발비가 40억 유로나 들 것이란 예측 때문에 아리안5ME를 제시한 독일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이와 함께 ESA는 소형 위성 발사용 ‘베가’ 로켓도 개발 중이다. 고도 700km에 1.5t급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로켓으로 지난해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총 4단으로 구성된 베가에는 이탈리아에서 개발한 고체연료 엔진이 1~3단을 차지하고 4단에는 우크라이나의 액체연료 엔진이 들어간다. 이 때문에 개발 예산의 65%를 이탈리아가 부담하고 나머지를 프랑스, 스페인, 벨기에 등이 분담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김승한 선임연구원은 “유럽 각국은 협력 체제를 통해 위성 발사 등 우주개발 비용을 줄일 뿐 아니라, 독일이 자체 우주개발을 못하도록 억제하는 효과도 누린다”며 “독일도 뛰어난 엔진 기술을 갖고 있지만 정치적 배경 때문에 프랑스가 ESA를 주도하는 것을 인정하고 협력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국제협력으로 시장 경쟁력 확보
우크라이나는 옛 소련 시절 확보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발사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자체 발사장이 없어 러시아의 도움 없이는 독자적인 우주개발을 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방면의 국제 협력을 추진 중이다. 강점인 발사체를 경쟁국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며 다양한 국제 프로젝트에 동참한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미국, 러시아, 노르웨이와 공동으로 바다에서 로켓을 쏘아 올리는 ‘씨런치’ 회사를 설립해, 발사체를 담당하고 있다.

특히 2년 전부터는 브라질과 함께 지구 저궤도에 5.3t급 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신형 로켓 ‘사이클론-4’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전체 개발비 4억8700만 달러(약 5500억 원)의 절반을 부담하는 등 적극적이다.

조광래 항우연 나로호발사추진단장은 “우리나라는 아직 자체 기술이 부족해 우주 선진국과 동등한 관계에서 협력하긴 힘들다”며 “한국형발사체 개발에 성공한다면 국제 협력을 통해 위성발사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웅 기자 ilju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