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이크처럼 뼈 조각을 붙여놓은 영장류 화석이 이번 주 ‘사이언스’ 표지를 장식했다. 인간의 유래에 얽힌 수수께끼에 관한 논문이 실렸기 때문이다. 2008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말라파에서 발굴된 직립보행 영장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세디바’의 화석을 분석한 결과 인간과 영장류의 신체적 특징을 두루 가졌다는 게 이번 연구결과의 핵심이다.

리 버거 남아프리카공화국 비트바테르스란트대 교수를 비롯한 국제공동연구진은 세디바의 유골화석에서 유인원 같은 ‘팔’과 인간에 가까운 ‘손’, 유인원처럼 윗부분이 좁지만 아랫부분은 인간과 비슷한 ‘흉곽’, 인간등뼈수와 같은 수를 지녔을 것으로 보이는 ‘등뼈’를 밝혀냈다.

세디바는 인류 진화의 핵심 단계로 추정되는 약 200만 년 전에 존재했다. 당시는 영장류에 가까운 호미니드 4종 이상이 아프리카에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디바 유골에 대한 해부학적 연구는 인류 초기의 움직임이 어떻게 진화했는지 알아내는 데 도움을 준다. 세디바는 약 1.2m 정도의 키를 가졌으며, 좁은 어깨와 나무를 오르기에 적합한 긴 팔 등 유인원에 가까운 특징을 가졌다. 반면 손은 물건을 집을 수 있도록 정교하게 만들어져 도구를 만들 수 있는 인간의 특징도 나타났다.

다리와 무릎, 발 등의 뼈 화석은 세디바가 직립보행했다는 걸 보여주며, 세디바가 발 바깥쪽에 무게중심을 싣는 특이한 걸음걸이를 가졌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추정했다. 보행을 분석한 제리미 드실바 미국 보스턴대 교수는 “장거리 달리기 같은 행동은 불가능했다”면서 “나무에서 나무로 옮겨가며 짧은 보폭으로 빠르게 걸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세디바의 앞니와 어금니 등을 호미니드 8종과 고릴라에 비교해 세디바가 다른 종과 확실히 구별되는 자체 종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세디바의 치아와 턱뼈를 조사한 대릴 루이터 미국 텍사스A&M대학 교수는 “다윈의 진화론이 예측한 바가 정확히 드러났다”면서 “세디바는 조상과 후손의 특징을 두루 갖고 있는 유골”이라 말했다.

이번 연구에 대해 이한 태터솔 미국자연사박물관 박사는 “이제까지의 인간화석에서 나타난 추세를 잘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결과”라면서 “종간교배가 활발히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주 ‘네이처’ 표지는 보라색 바탕에 아름다운 보석을 올려놓은 듯한 사진이 장식했다. 보석처럼 보이는 것은 1억 9000만 년 전 공룡의 태아 화석 중 ‘대퇴골’에 색을 입힌 모습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공룡 태아 화석으로는 가장 오래된 것이며, 다양한 성장 단계의 태아가 있어 공룡이 발달한 과정을 파악할 수 있는 귀한 자료가 되고 있다.

캐나다와 대만, 중국, 호주, 독일 등의 과학자들은 미얀마와 인접한 중국 윈난성 다와 지역에서 1억 9700만~1억 9000만 년 전의 공룡 태아 뼈 200여 개를 발견해 이번 주 네이처에 실었다. 이들은 다 자랐을 때 몸길이가 9m에 이르는 ‘루펜고사우루스’의 것인데, 이 공룡은 쥐라기 초기 이 지역에서 가장 흔했던 종이다.

연구진은 다양한 발달 단계에 있는 이들 공룡 태아로 성장 패턴을 추적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뼈 가운데 가장 큰 대퇴골을 분석한 결과, 태아의 성장 속도가 매우 빨랐다는 게 드러났다. 알 속에 있을 때 이미 12㎜에서 24㎜로 늘어났던 것. 다시 말해 이들 공룡은 매우 잘 발달된 상태로 알에서 깨어나고, 부화된 이후에도 빠르게 자랐다고 볼 수 있다.

연구진은 이들 공룡의 대퇴골이 알 속에 있을 때 모양이 바뀐 것도 파악했다. 이 점을 미뤄볼 때 공룡 태아도 새처럼 알 속에서 몸을 움직였을 가능성이 있다. 이는 공룡 태아가 알 속에서 운동한 걸 보여주는 최초의 증거다. 이들의 뼈 속에서는 유기물질인 콜라겐 섬유질도 발견됐다.

이번에 발견된 200개가 넘는 화석은 1㎡의 면적에서 나왔다. 1억 9000만 여년 전 공룡 둥지가 물에 잠겨 알 속에 있던 태아가 죽고 썩었으며, 물 흐름에 따라 뼈만 아주 좁은 곳에 모이게 된 것이라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박태진 기자 tmt198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