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SF영화 ‘ET’에는 외계인 ET와 지구소년 엘리엇이 손 끝을 마주대고 교감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잔잔한 감동이 있는 이 장면을 현실에서 구현한 기술이 나왔다. 국내 연구진이 사람과 기계가 손 끝으로 소통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한 것. 사람이 손가락을 움직이거나 눌러 명령을 내리면 기계는 점자나 촉감으로 정보를 재전달하는 방식이다.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조영호 교수팀은 인간과 기계가 촉각으로 소통하는 ‘양방향 촉각교감패드’를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지금까지 나온 촉각패드는 명령을 내리는 입력기능과 결과물을 내놓는 출력기능이 분리돼 있어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연구팀은 입출력을 한번에 할 수 있는 우표 크기(가로 28mm, 세로 35mm)의 양방향 촉각패드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패드는 손끝의 움직임을 0.25mm 단위로 인식하고 누르는 압력도 0.04mm 단위로 감지한다. 또 작은 구동기가 달려있어 떨림과 마찰력을 변화시키는 방식으로 비단과 사포 같은 감촉까지 전할 수 있다. 실제로 연구진이 이 장치로 점자를 내보냈더니 인식율이 기존 장치보다 30% 이상 향상된 것을 확인했다.

조 교수는 “우리 뇌가 큰 자극보다 변화가 있는 작은 자극을 더 민감하게 알아챈다는 점에서 패드의 크기를 소형화해 촉각 인식율을 높였다”며 “앞으로 촉각으로 반응하는 인지형 기기나 시청각 장애우를 위한 점자 장치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센서와 구동기 분야의 전문지 ‘센서앤액츄에이터A: 피지컬’ 18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이재웅 기자 ilju2@donga.com